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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가고시마-구마모토

가고시마 가족여행 #2 심수관요 (沈壽官窯)

by mangoking 2016. 11. 17.

150217:

구마모토를 떠나 이부스키를 가는 길에 들른 곳은,

규슈에서 한민족의 혼을 느낄 수 있는 곳,

심수관 도자기 공방이다.

가고시마 심수관요 (沈壽官窯)

 

임진왜란 때 끌려온 조선 도공들이 대대로 도자기를 구우며 가꿔온 미야마 마을.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심수관 가마.

1598년 무렵, 박평의와 함께 사쓰마에 끌려온 조선의 도공들 중 심당길을 시조로 하는 심씨 집안은 대대로 도자기 제조를 가업으로 삼아,

현재는 15대 심수관씨가 심수관요를 잇고 있다고 한다.

 

 

한국식 정자와 돌하루방 등 조선인의 자취를 찾을 수 있었다.

전란에 납치되어 온 도공들이라 모진 핍박을 받으며 노예 같은 생활을 했을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예술가 또는 기술자로서 좋은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에도시대 가고시마 지방의 옛 이름 사쓰마 번의 번주, 시마즈 가문에서는 이들 조선 기술자들을 극진히 대접하여,

대문가설이나 담장설치 등 사족에게만 허가된 작업을 허하는 대신,

일체의 외부교류를 금지하고 도자기 제조에만 집중하도록 하였다.

또 조선식 성을 유지하고 조선의 언어와 풍속을 이어나가도록 강제하는 듯 특이한 통치방식을 유지하였다.

후한 대접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자리를 잡기까지 엄청난 고생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전시관에는 초대부터 15대에 이르는 심수관의 자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세대마다 달랐지만 한국, 일본, 중국 3국의 특색이 뒤섞인 느낌이었다.

소박한 한국의 백자와 달리 화려한 작품이 많았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은 남길 수 없었다.

 

기념품점에서는 작품을 판매하며,

방문객들에게 차도 대접하고 있었다.

1989년 일본인 최초로 명예 총영사관으로 임명받은 심수관.

 

타국에 끌려왔음에도 예술가로서 크게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었던 우리 도공 할아버지들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과연 그분들이 계속 조선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다른 한편으론,

제국시대의 일본이 시마즈 가문과 같이 조선의 문화와 관습을 인정하도록 힘쓰며,

유화적인 정책으로 조선합병을 꾀했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되었을가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공방을 나와 식사할 장소를 물색하였다.

평일이었지만 심수관요 근처의 식당은 대부분 휴일이었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식당을 검색하였다.

 

가고시마 식당 Juan (寿庵)

 

 

가고시마의 명물 흑돼지 전문점이었다.

급히 찾아본 가게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오오미~!! 엄청나게 맛있었다.

사진도 많이 못 찍을 정도로 맛있었다.

 

이런게 로드트립의 묘미라 생각하며 이부스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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